“5대 생명보험사 중 보험금을 가장 안 주는 곳은 ㅇㅇ생명”
2024년 3월 13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http://cucs.or.kr)’는 5대 생명보험사를 대상으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의 보험금 부지급률을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경제활동의 자유와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 사회적 형평의 실현과 차별이 없는 사회, 부패와 부정의가 없는 사회”를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입니다.
보험금 부지급률은 쉽게 말해 “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청구한 보험금을 보험회사가 지급하지 않은 비율”을 가리킵니다. 이 비율은 한 보험회사의 총 부지급 건수를 전체 청구 건수로 나누고 여기에 100을 곱해 나온 수치입니다. 부지급률이 높을수록 소비자가 불리한데 그 수치만큼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의 부지급률 조사 결과는 “5대 생명보험사 중 보험금을 가장 안 주는 곳은 한화생명”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으로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3년 동안 5대 생명보험사의 평균 부지급률은 0.78%로 집계됐는데 이 중 한화생명이 1.04%의 부지급률을 기록해 5대 생명보험사 중 부지급률 1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한화생명은 보험금이 청구된 379,777건 중에서 3,963건을 지급 거절한(부지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화생명에 이어 삼성생명(1.0%), 교보생명(0.95%), 신한라이프(0.69%) 순으로 부지급률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예상대로 라이나생명이 0.46%로 5대 생명보험사 중에서 가장 낮은 부지급률을 기록했습니다. 한편 5대 생명보험사의 연간 보험계약 건수는 2023년의 경우 총 5천만 건을 넘어섰는데 이는 전체 생명보험회사 계약 건수의 약 3분의 2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2020년~2022년 3년간 5대 생명보험회사의 보험금 청구 건수 및 부지급률>
단위: 건, %
보험회사 | 청구 건수 | 부지급 건수 | 부지급률 |
한화생명 | 379,777 | 3,963 | 1.04 |
삼성생명 | 1,111,765 | 11,100 | 1.00 |
교보생명 | 455,301 | 4,330 | 0.95 |
신한라이프 | 184,966 | 1,270 | 0.69 |
라이나생명 | 1,250,626 | 5,713 | 0.46 |
빅 5 평균 | 676,487 | 5,275 | 0.78 |
출처: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위와 같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한화생명이 보험금 부지급률 1위에 오른 가장 큰 원인은 상품 가운데 하나인 ‘저축보험’의 부지급률이 무려 19%에 달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저축보험이러한 수치는 5대 생명보험사 저축보험의 평균인 5.59%의 약 3.4배에 이른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조사 결과는 관련 보도가 잇따르면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왔습니다. 한화생명은 보험금 지급에 인색한 대표적인 보험사로 인식되면서 소비자의 불만이 고조되는 동시에 시민단체와 소비자들로부터 부지급률을 낮추라는 강력한 질책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부지급률의 개념이 보급되면서 보험사의 도덕성을 가늠하는 척도로서 보험금 부지급률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생명보험회사의 부지급률 순위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의 5대 생명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부지급률 현황 발표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부지급률 및 그 순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생명보험협회의 공시(https://consumer.insure.or.kr/disclosure/item/view.do) 자료를 통해 집계를 해보았습니다. 2024년 하반기 자료는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3년 동안 전체 생명보험사에 대한 보험금 부지급률 통계입니다.
이 결과를 보기 전에 고려할 사항이 몇 가지 있습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보험, IBK연금보험 등은 가입 자격 등이 여타의 생명보험사와 다르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참고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규모 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5대 생명보험사와 그 외 생명보험사를 구분해서 수치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래전의 부지급률보다는 최근 3년 또는 직전 연도의 부지급률을 과거의 추세와 비교해서 확인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도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생명보험회사의 부지급률>
2020년 이후 생명보험사별 부지급률 | ||||||||||
단위: 건 | ||||||||||
보험 | 2021 | 2021 | 2022 | 2022 | 2023 | 2023 | 평균 | |||
회사명 | 상반기 | 하반기 | 상반기 | 하반기 | 상반기 | 하반기 | ||||
BNP 파리바카디프 | 7.14 | 2.08 | 4.61 | 5.41 | 5.56 | 5.49 | 7.14 | 17.5 | 12.32 | 7.47 |
하나 | 0.97 | 1.58 | 1.28 | 1.33 | 2.9 | 2.12 | 2.13 | 6.45 | 4.29 | 2.56 |
KDB | 1.5 | 1.61 | 1.56 | 1.22 | 1.13 | 1.18 | 0.94 | 0.87 | 0.91 | 1.21 |
메트라이프 | 1.19 | 1.06 | 1.13 | 1.16 | 1.23 | 1.20 | 1.29 | 1.06 | 1.18 | 1.17 |
동양 | 1.1 | 1.18 | 1.14 | 1.17 | 1.09 | 1.13 | 1.19 | 1.08 | 1.14 | 1.14 |
AIA | 0.68 | 0.95 | 0.82 | 1.36 | 1.52 | 1.44 | 1.1 | 1.16 | 1.13 | 1.13 |
KB라이프 | 1.4 | 2.02 | 1.71 | 0.49 | 0.73 | 0.61 | 0.52 | 1.28 | 0.90 | 1.07 |
NH농협 | 1.33 | 1.21 | 1.27 | 1.19 | 0.86 | 1.03 | 0.87 | 0.89 | 0.88 | 1.06 |
흥국 | 1.18 | 0.92 | 1.05 | 1.02 | 1.04 | 1.03 | 1.03 | 0.93 | 0.98 | 1.02 |
미래에셋 | 0.89 | 0.93 | 0.91 | 1.59 | 0.54 | 1.07 | 1.03 | 1 | 1.02 | 1.00 |
DB | 0.89 | 1.13 | 1.01 | 1.03 | 1.16 | 1.10 | 0.95 | 0.77 | 0.86 | 0.99 |
한화 | 1.16 | 1.07 | 1.12 | 0.98 | 0.86 | 0.92 | 0.85 | 0.75 | 0.80 | 0.95 |
교보 | 1.07 | 0.99 | 1.03 | 0.89 | 0.92 | 0.91 | 0.86 | 0.77 | 0.82 | 0.92 |
iM라이프 | 2.62 | 1.01 | 1.82 | 0.59 | 0 | 0.30 | 0.55 | 0.43 | 0.49 | 0.87 |
삼성 | 1.06 | 0.82 | 0.94 | 0.87 | 0.86 | 0.87 | 0.81 | 0.77 | 0.79 | 0.87 |
KB | 0.65 | 0.88 | 0.77 | 2.25 | 1.37 | 1.81 | - | 0.86 | ||
평균 | 0.88 | 0.81 | 0.85 | 0.79 | 0.76 | 0.78 | 0.74 | 0.7 | 0.72 | 0.78 |
신한라이프 | 0.6 | 0.53 | 0.57 | 0.86 | 0.9 | 0.88 | 0.85 | 0.88 | 0.87 | 0.77 |
푸본현대생명 | 0.7 | 0.78 | 0.74 | 0.71 | 0.44 | 0.58 | 0.87 | 0.52 | 0.70 | 0.67 |
처브라이프 | 1.16 | 0.6 | 0.88 | 0.85 | 0.92 | 0.89 | 0.3 | 0 | 0.15 | 0.64 |
교보라이프플래닛 | 0.38 | 0.66 | 0.52 | 0.67 | 0.46 | 0.57 | 0.78 | 0.86 | 0.82 | 0.64 |
ABL | 0.61 | 0.58 | 0.60 | 0.65 | 0.48 | 0.57 | 0.5 | 0.44 | 0.47 | 0.54 |
라이나 | 0.46 | 0.47 | 0.47 | 0.38 | 0.42 | 0.40 | 0.46 | 0.44 | 0.45 | 0.44 |
오렌지라이프 | 0.52 | 0.26 | - | - | 0.09 | |||||
IBK 연금보험 | 0 | 0 | - | 0 | 0 | - | 0 | 0 | - | - |
표 아래 주석 – 오렌지라이프, KB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회사임.
도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최근 3년 동안 생명보험회사 전체의 평균 부지급률은 0.78%로 집계됐고 그 중에서 사실상 부지급률 전체 1위는 즉, 보험금을 가장 안준 곳(시민단체의 표현을 빌리면)은 2.56%의 부지급률을 기록한 하나생명으로 조사되었습니다. KDB생명은 1.21%, 메트라이프는 1.17%의 부지급률로 하나생명의 뒤를 이었습니다.
이와 반대로 최근 3년 동안 생명보험 업계 전체에서 부지급률이 가장 낮은 생보사는 즉, 보험금을 가장 잘준 곳(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착한 곳)은 0.44%라는 양호한 부지급률을 자랑하는 라이나생명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앞에서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의 부지급률 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라이나생명 앞에 “예상대로”라는 표현을 쓴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조사 결과를 라이나생명을 포함한 5대 생명보험사로 국한해 살펴보면 여전히 한화생명의 부지급률이 0.95%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머지 5대 생명보험사의 부지급률은 교보생명 0.92%, 삼성생명 0.87%, 신한라이프 0,77%로 조사됐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손해보험회사의 부지급률 순위
손해보험은 생명보험에 비해 보험금 청구 건수가 훨씬 많고 그에 따라 부지급률 또한 상대적으로 높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 2023년을 기준으로 생명보험사 전체의 보험금 청구 건수는 약 1,775,000건으로 집계됐는데, 손해보험 업계의 경우 이보다 6배 이상 많은 수치인 천백만 건 가까운 청구 건수를 기록했습니다.
다음의 도표는 2025년 3월 말 현재 손해보험협회의 홈페이지 (https://kpub.knia.or.kr/etcDisc/inCompSale/longTermLossInsurance.do)의 공시 자료를 통해 전체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3년 동안의 평균 부지급률을 집계한 결과입니다. 참고로 ‘손해보험사 빅 5’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입니다.
<도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손해보험회사의 부지급률>
2021년 이후 손해보험사별 부지급률 | ||||||||||
단위: 건 | ||||||||||
보험 | 2021 | 2021 | 2022 | 2022 | 2023 | 2023 | ||||
회사명 | 상반기 | 하반기 | 상반기 | 하반기 | 상반기 | 하반기 | ||||
AIG손보 | 3.2 | 3.51 | 3.36 | 3.24 | 2.75 | 3.00 | 1.84 | 1.79 | 1.82 | 2.72 |
하나손보 | 2.6 | 3.15 | 2.88 | 3.14 | 2.31 | 2.73 | 2.39 | 1.95 | 2.17 | 2.59 |
AXA손보 | 1.68 | 1.79 | 1.74 | 1.71 | 1.7 | 1.71 | 1.64 | 1.57 | 1.61 | 1.68 |
KB손보 | 1.7 | 1.58 | 1.64 | 1.64 | 1.6 | 1.62 | 1.52 | 1.48 | 1.50 | 1.59 |
현대해상 | 1.92 | 1.67 | 1.80 | 1.65 | 1.38 | 1.52 | 1.27 | 1.58 | 1.43 | 1.58 |
메리츠화재 | 1.64 | 1.6 | 1.62 | 1.58 | 1.59 | 1.59 | 1.53 | 1.51 | 1.52 | 1.58 |
DB손보 | 1.46 | 1.64 | 1.55 | 1.62 | 1.52 | 1.57 | 1.44 | 1.77 | 1.61 | 1.58 |
삼성화재 | 1.67 | 1.65 | 1.66 | 1.63 | 1.53 | 1.58 | 1.5 | 1.43 | 1.47 | 1.57 |
평균 | 1.66 | 1.63 | 1.65 | 1.62 | 1.48 | 1.55 | 1.39 | 1.51 | 1.45 | 1.55 |
롯데손보 | 1.5 | 1.7 | 1.60 | 1.63 | 1.59 | 1.61 | 1.33 | 1.52 | 1.43 | 1.55 |
흥국화재 | 1.24 | 1.81 | 1.53 | 1.69 | 1.59 | 1.64 | 1.35 | 1.26 | 1.31 | 1.49 |
라이나손보(에이스손보) | 1.26 | 0.99 | 1.13 | 1.16 | 1.04 | 1.10 | 1.51 | 1.66 | 1.59 | 1.27 |
한화손보 | 1.48 | 1.59 | 1.54 | 1.57 | 1.11 | 1.34 | 0.86 | 0.69 | 0.78 | 1.22 |
신한EZ손해보험 | 3.33 | 1.18 | 2.26 | 1.28 | 1.41 | 1.35 | 0 | 0 | - | 1.20 |
MG손보 | 1.15 | 1.3 | 1.23 | 1.03 | 0.8 | 0.92 | 0.77 | 0.69 | 0.73 | 0.96 |
농협손보 | 0.63 | 0.55 | 0.59 | 0.45 | 0.5 | 0.48 | 0.61 | 1.56 | 1.09 | 0.72 |
위의 도표에서 알 수 있듯이 손해보험사 전체의 평균 부지급률은 1.55%로 같은 기간 생명보험사 전체의 평균 부지급률인 0.78%의 무려 2배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순위는 15개 손해보험사 중에서 2% 이상의 부지급률을 기록한 AIG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습니다.
반대로 0.72%를 기록한 농협손보가 최근 3년 동안 부지급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를 참고해 손해보험 분야에서 시민단체의 보도자료 제목을 대신 작성합니다. “15개 손해보험사 중 보험금을 가장 잘 주는 곳은 농협손보”
5대 손해보험사의 경우 모두 1,59%, 1.58%, 1.57%의 부지급률을 기록해 소숫점 한자리까지 같을 정도로 차이가 미세해 사실상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순위를 결정하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기 때문에 손보사 빅 5의 지난 3년 동안의 총 청구 건수(23,510,740건)와 부지급 건수(368,300건)를 집계해 그 결과를 정확하게 확인했습니다.
<2021년~2023년 3년간 5대 손해보험회사의 보험금 청구 건수 및 부지급률>
단위: 건, %
보험회사 | 청구 건수 | 부지급 건수 | 부지급률 |
DB손보 | 4,864,921 | 76,904 | 1.580 |
메리츠화재 | 3,957,624 | 62,419 | 1.577 |
KB손보 | 3,354,136 | 52,823 | 1.574 |
삼성화재 | 4,836,099 | 75,401 | 1.559 |
현대해상 | 6,497,960 | 100,753 | 1.550 |
빅 5 전체 | 23,510,740 | 368,300 | |
빅 5 평균 | 4,702,148 | 73,660 | 1.568 |
반기 평균 부지급률을 계산하는 것보다 이 방식이 더 정확한 건 사실이지만 이 역시 차이가 매우 미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명보험사 빅 5 중에서 가장 낮은 부지급률을 기록한 현대해상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